발효주에는 과실주와 누룩으로 만든 것이 있는데 이중에서 장비가 과실주를 마셨을 리는 만무하다.
천하의 술꾼인 장비가 매우 단 맛이 나는 과실주를 마셨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장비가 누룩으로 만든 발효주를 마셨다고 생각하고 그가 마신 술의 양을 계산해 본다.

■ 체구와 주량 유비의 키는 150~172Cm, 
                                     
관우의 키는 180~207Cm, 장비의 키는 160~184Cm로 추정된다.

우선 장비의 체구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야 하는데 도원결의를 한 3형제 중 유비는 7척 5치, 관우는 9척, 장비는 8척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현재의 척당 30.3센티미터로 하면 그야말로 거인으로 과거 중국의 국가대표농구선수였던 목철주의 키가 240센티미터, 세계의 거인이라고 불려도 250센티미터를 넘지 못하는 것을 보면 과장이 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들 수치를 당대의 척으로 인식되는 20~22센티미터로 계산하면 유비는 150~172센티미터, 관우는 180~207센티미터. 장비는 160~184센티미터이다. 그런데 장비는 당대의 장수 가운데에서도 기골이 장대한 것으로 나오니 몸무게를 90킬로그램 정도로 추산하자. 장비의 키로 이보다 더 많은 체중을 갖고 있다면 그가 전투에서 말을 타고 날렵하게
싸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감안한 수치이다.
 
일반적으로 50킬로그램 정도의 성인의 몸속에는 약 4킬로그램(3.8리터)의 피가 있으므로 이를 장비의 몸에
단순히 대입한다면 약 7.2킬로그램(6.8리터) 정도의 피가 있다. 앞에서 설명했지만 혈중농도 0.5%이면 깊은 혼수상태에 들어가고, 0.6%에는 심장마비나 호흡중지로 사망하게 된다. 장비가 워낙 강골이고 술에 관한한 타인의 주량을 초월한다고 하더라도 0.5이상 마셨다면 혼수상태에 빠졌을 것이므로 그 몸으로 그가 전투에 참여한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장비의 몸속에 최대 0.5%의 알코올이 들어있다고 계산하면 그는 최대 6,800cc x 0.005 = 34cc의
알코올까지 몸에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현재 시판되고 있는 발효주로 계산한다면 다음과 같다. 술 병에 알코올 표시로 맥주의 경우 4.5%라고 적혀있는데 이는 100cc에 4.5g의 알코올이 있다는 뜻이다.
 
① 맥주(4.5%) : 756cc ② 막걸리(6%) : 567cc
③ 포도주(11%) : 306cc ④ 청주(12%) : 283cc

  
위의 계산을 보면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적은 양으로 인간이 혼수상태에 빠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비가 포도주 반 병, 막걸리 한 병 정도 마시고 혼수상태에 들어갈 정도라면 무언가 이 수치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인간의 간이라는 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이다. 체력에 따라 다르지만 건강한 인간의 간은 1시간에 8~10그램의 알코올을 분해 처리할 수 있다고 알려진다. 그러므로 다소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장비를 혼수상태에 빠뜨리기 위해서는 앞의 숫자에서 10그램을 더하면 된다. 즉 34cc가 아니라 44cc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막걸리 등 부피와 무게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동일하게 계산했다. 이 경우 숫자는 다음과 같다.
  
① 맥주(4.5%) : 978cc  ② 막걸리(6%) : 734cc
③ 포도주(11%) : 466cc 
④ 청주(12%) : 366cc
  
위의 양 역시 매우 적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 감안해야 할 것이 있다. 장비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알코올 8~10그램씩을 10시간 계속 나누어서 마신다면 몸 속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제로(0)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0시간 동안 10그램씩 천천히 마셨다면 총 100그램을 마셔도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위에 설명한 각 술의 용량에 2.94배를 곱한 양을 마셔도 무방하다는 것으로 장비의 경우 맥주 2.2리터, 청주 0.83리터 정도가 된다.  

그러나 이 계산은 혈중 농도만으로 계산한 수치로 알코올은 혈액뿐 아니라 체내 전체에 균등하게 분포되는것을 감안하지 않은 수치이다. 술에 취한다는 것은 술 마시는 시간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술 마시는 분위기 역시 큰 역할을 한다. 사마천의 '사기' <골계전>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전국시대 초엽, 제나라 위왕(威王) 때 초(楚)나라의 침략을 받은 위왕은 순우곤을 조(趙)나라에 보내 원군을 청하게 했다. 이윽고 순우곤이 10만의 원군을 이끌고 오자 초나라는 야밤을 타서 철수했다.
 
순우곤의 역할로 전화를 모면하게 된 위왕은 크게 기뻐하며 주연을 베풀고 순우곤에게 물었다.
 
"그대는 얼마나 마시면 취하는고?"

"신은 한 되를 마셔도 취하고 한 말을 마셔도 취합니다."
"한 되를 마셔도 취하는 사람이 어찌 한 말을 마실 수 있겠는가?"
 
"경우에 따라 주량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만약 고관대작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마신다면 두려워서 
한 되도 못 마시고 취할 것이며 또한 근엄한 친척 어른들을 모시고 마신다면 자주 일어나서 술잔을 권해야 하므로 두 되도 못 마시고 취할 겁니다. 
 
반면에 옛 벗을 만나 회포를 풀면서 마신다면 그땐 대여섯 되를 마실 수 있습니다. 동네 남녀들이 어울려 
쌍륙(雙六, 주사위 놀이)이나 투호(投壺, 화살을 던져 병 속에 넣는 놀이)를 하면서 마신다면 그땐 여덟 되쯤 마시면 취기가 두서너 번 돌 것입니다. 그리고 해가 지고 나서 취흥이 일어 남녀가 무릎을 맞대고 신발이 뒤섞이며 술잔과 접시가 마치 이리에게 깔렸던 풀처럼 어지럽게 흩어지고 집 안에 등불이 꺼질 무렵, 안주인이 손님들을 돌려보낸 뒤 신(臣) 곁에서 엷은 속적삼의 옷깃을 헤칠 때 색정적인 향내가 감돈다면 그땐 한 말이라도 마실 수 있습니다."
  
원래 이 말은 '배반낭자(杯盤狼藉)' 라는 고사성어를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순우곤이 주색을 좋아하는
위왕에게 "술이 극에 달하면 어지러워지고 즐거움이 극에 달하면 슬픈 일이 생기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라고 간언할 때 삽입된 것이다. 즉 배반낭자는 너무 어지럽게 술을 마시다가 난잡한 상황이 된다는 것으로 지나친 술자리에 대한 경고의 뜻을 갖고 있다.
 
순우곤의 경고를 들은 위왕은 이후 철야로 주연을 베푸는 것을 삼갔다고 하며 순우곤을 제후의 주객(主客,
외국사신을 접대하는 관리의 우두머리)으로 삼아 왕실의 주연이 있을 때는 꼭 곁에 두고 술을 마셨다고 한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술이 취한다는 것은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오래 술을 마시든 분위기에 좌우되어 경각심을 갖든 안 갖든 혈중에 알코올의 농도가 높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는 까닭은 알코올이 혈관신경을 자극하여 혈관을 확장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은 실제로 체온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한국음주문화연대>에서 '술 앞에 인간은 평등하지 않다' 라는 구호를 만든 것도 이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는 까닭은 알코올이 혈관신경을 자극하여 혈관을 확장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은 실제로 체온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체질에 따라 주량이 다르다] …─▶
 
참고문헌 : 술, 肝에만 치명타? 온몸을 갉는다, 이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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