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규모가 크고 복잡한 멀티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의 일부로 제조 부서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위한 데이터 아키텍처를 막 완성했다고 합시다. 모든 데이터베이스를 일반화했고, 고객이나 주문서, 제품 등의 모든 중요 데이터 속성에 대한 SSOT(Single Source of Truth)를 만들었습니다.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며 줌 화상회의를 열어 다른 부서에도 이런 접근법과 아키텍처, 툴 사용에 대해 설명합니다. 그런데 다들 팔짱을 낀 채 심각한 표정입니다.

 

이유인즉슨, 자신들도 마이그레이션을 위해 SSOT를 찾는 것은 물론, 일반화된 데이터 모델을 위해 독창적인 접근법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지만, 두 부서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협업을 했다면 좀 더 반복 가능한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두 팀은 사일로 안에서 일을 하며 자신들이 하는 일을 공유하는 것으로 다른 팀에 간섭하는 일을 하지 않았고, 그래서 하이브리드 멀티클라우드 배치를 위한 반복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해 비용과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공통 아키텍처 패턴을 절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쉬운 문제로 봅니다. 커뮤니케이션과 협업만 하면 해결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 이상의 복잡한 클라우드 아키텍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규모가 큰 기업에서는 늘 일어나는 문제입니다. 프로젝트는 부서를 기준으로는 사일로 방식으로 진행되고, 팀은 다른 프로젝트가 있다는 사실조차도 알지 못합니다.

 

이 문제의 핵심은 우리가 클라우드 아키텍처를 세우면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은 뛰어나지만, 이런 패턴을 공유하는 역량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갑작스레 증가한 원격 근무를 탓할 수도도 있지만, 그보다는 지식 관리 인프라와 교육 훈련의 부족, 공유 문화의 부재가 더 큰 원인일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자원의 결합과 변화를 통해 좀 더 협업적인 조직을 만드는 방법도 찾고 있지만, 경영진이 전면에 나서 문화적 변화를 이끌지 않고는 문제가 계속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구조를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

 

필자가 발견한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첫 번째는 조직의 프로세스 및 시스템, 구조와 기능을 포괄하는 엔터프라이즈 아키텍트(Enterprise Architect)입니다. 예전에는 엔터프라이즈 아키텍트가 있었지만, 특정 프로젝트보다는 추상화 기술 개념 이해에 중점을 두면서 많이 대체되었습니다. 오늘날의 엔터프라이즈 아키텍트는 협업과 지식 관리, 문화, 교육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으며, 모든 프로젝트에 참여해 모든 부서에서 이루어진 작업의 혜택을 모두가 얻을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효율성 측정 기준을 사용해 중복 작업을 피하기 위한 반복적인 솔루션 패턴 내의 개선을 판단합니다.

 

두 번째는 협업 툴이나 지식 공유 인프라처럼 문제 해결을 위한 툴을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문화의 변화가 함께 이루어지지 않으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공유에 대한 보상 등의 인센티브를 잊어서는 안됩니다. 기업의 다른 영역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면, 일시적인 보너스를 주는 것도 좋습니다. 1년에 보너스로 수천만 원을 사용하면, 수억 원의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패턴을 공유하는 것은 사실 클라우드 컴퓨팅 아키텍처보다 훨씬 범위가 넓입니다. IT 모든 것을 구축하고 배치하고 운영하는 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바퀴를 재발명하던 시대는 이제 끝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2022년, 2023년에 등장할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입니다.